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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tertainment/TV

tvN [막돼먹은 영애씨 시즌17 3화] TV로 실전 육아를 배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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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22일 어제 3화가 방영되었다. 이번 화는 작사 이승준이 가족의 중요성을 깨닫고 돌연 육아 휴가를 내면서 영애와 갈등을 빚는 내용이 주였다. 리지가 낙원사에 입사하면서 라미란과의 비밀을 숨기려 하거나, 이규한의 정체를 알게 되는 에피소드도 있었다. 하지만 오늘 포스팅은 작사와 영애의 에피소드에 초점을 맞추고 싶다.

돌연 육아 휴가를 내고 서울로 올라온 작사(이승준). 작사가 '회사에서 처음으로 육아 휴가를 쓴 남자'라고 하자 영애 부모님들이 탐탁지 않아 하는 내색을 비치는 게 너무 웃겼다. 돌려서 '육아 휴가를 굳이 왜 내냐'라는 말을 하고 있는데 작사는 전혀 알아듣지 못한다. 특유의 똥꼬발랄함으로 유쾌하게 웃어버리는데 진짜 작가님께 감탄했다. 작은 부분에서도 이렇게 웃음 뽑아내다니!

영애와 작사의 딸로 나오는 '헌이' 너무 이쁘다. 진짜 영애랑 비슷한 아이를 섭외해와서 정말 딸 같다. 어떻게 이런 섭외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가 의문이다. '헌이'가 나올 때마다 넋놓고 쳐다본다. 포동포동한 볼에 처진 눈이 너무 귀엽다.

나는 이번 화를 보면서 '유축의 필요성'과 '수유패드'를 새롭게 배웠다. 모유를 먹이는 산모가 제때 모유를 빼내지 못하면 맺히게 되고 결국 흐르나 보다. 이번 화를 보고 여사친들과 얘기를 해보니 흐르기도 하고 아프기까지 하단다. 사진 속 영애도 빨리빨리 정사장에게 미운털이 박혀서 제때 유축을 하지 못해 속옷 밖으로 모유가 세어나와 셔츠가 젖었다. 이럴 경우 수유 패드를 데어 주는 방법을 쓴다고 한다.

미운털 박혀 철야를 하게 된 영애 몰래 작사는 영업팀이 노는 데 끼려고 한다. 헌이를 데리고라도 나와서 전 동료들과 어울리고 싶은가 싶어 짠했다. 하루밖에 아이를 보지 않았는데 몇 년씩 아이를 돌보는 사람은 어떨까 생각해보았다. 나도 사촌누나 아이를 가끔 볼 일이 있다. 귀엽다. 너무 귀엽다. 근데 한 편으론 너무 사고뭉치다. 눈을 한시도 뗄 수가 없고 원하는 건 있는데 그게 뭔지 모르니 답답하다.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피곤한 일이라고 느꼈다.

갈비를 먹는 중에 헌이가 응가를 했다. 작사와 가족인 혁규가 함께 기저귀 교환대(?)를 찾으러 나선다. 그런데 남자 화장실에는 없다. 결국에는 여자화장실에 들어가서 갈려고 하는데 기저귀 교환대가 툭하고 부러진다. 궁여지책으로 작사는 택시로 뛰어들어가 아저씨께 기본 요금을 드릴테니 여기서 아이 기저귀 좀 갈아도 되겠냐고 부탁한다. 아저씨는 꽁돈 버는 것이니 좋다고 하신다. 그리곤 한마디 던지신다. "그런데 어쩌다가... 애 엄마가 도망갔나?" 그 말에 작사는 빡돈다. 

물론 모든 공중화장실에 기저귀 교환대가 있지는 않을 것이다. 남자 화장실이든 여자 화장실이든. 하지만 택시기사 아저씨의 말에서 우리나라 육아가 누구의 몫인지 꼬집고 싶은 의도가 있었다고 느꼈다. 시설과 같은 물리적인 문제든, 사람들의 인식과 같은 문화적인 문제든 아직까지 '육아는 여성'이라는 인식이 있는 것 같다. 이번 화를 통해서 실전 육아가 무엇인지 간접적으로나마 경험한 것 같다. 우리 사회가 육아를 어떤 시선으로 보고 있는지 간접적으로 느꼈다. 

'슈퍼맨이 돌아왔다'는 육아를 아름답게 그려낸다고 생각한다. 그 속의 아이들은 아주 예의 바르고, 투정도 귀여운 정도다. 절대 끈질지게 떼를 쓰거나 이유없이 울지 않는다. 아이의 사랑스러움을 보여주는 식의 육아 장려라는 측면에서는 긍정적일 수 있겠다. 또한 '아빠는 슈퍼맨'이다. 돈도 잘 벌고 애들이랑도 잘 놀아준다. 

하지만 육아에는 이번 화와 같은 이면이 있다. 그것을 너무 미화시키지 않았으면 좋겠다. 아직까지 육아에서 여성들에게 많은 역할을 담당한다. 아빠들은 바빠서 아니면 서툴어서 육아를 덜 한다. 아빠들의 행동이 사회적인 제도나 문화적 인식이 뒤받침되지 못해서일 수도 있다는 생각을 했다. 한 아이가 온전히 자라는 데는 두 사람의 노력, 혹은 그 이상의 사회 움직임이 필요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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