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제는 Terrace House : Boy & Girls In The City. 여기서 말하는 City는 도쿄다. 하와이에서 찍은 것도 있고, 가루이자와에서 찍은 것도 있고 시리즈가 많은 것 같은데 나는 이 시즌을 처음으로 접했다.
(가장 좋아하는 시즌은 지금 최신작인 '새로운 시작'이다.) 처음에는 아무 생각없이 봤는데 멈춤 버튼을 누를 수가 없었다.
보통 한 편이 40~50분이었는데 4~5편을 한 번에 몰아보기도 했다. 프로그램은 기본적으로 남자 셋, 여자 셋이 같은 집에 모여산다.
이 구성을 보고 예상하겠지만 연애 프로그램이다. 원래 기획의도가 같이 살면서 여러가지 공유하고 그거에 덤으로 연애하는 모습까지 보여주려고 한 것인지 아니면 연애가 주된 것이고 생활 공유가 부가적인 것인지 잘 모르겠다.
같이 살면서 서로의 꿈에 대해서 격려도 하고 축하도 하고 같이 놀기도 한다. 근데 굉장히 놀랐던 것은 꿈에 대해 되게 진지하다는 것이다.
물론 그런 사람들을 섭외한 것이겠지만 내가 갖고 있던 일본 젊은 사람의 이미지(?)가 깨졌다. '프리타'라는 말도 있듯이 일본 젊은이들이 많이 무기력한 모습일 줄 알았기 때문이다.
각자의 꿈을 위해서 집에도 안 들어온다거나 프로젝트를 준비하는 모습 등을 보면서 '열심히 사네'라는 말이 절로 나온다.
서로 꿈에 대해서 얘기하는데 '미즈키'라는 출연자가 '나는 늙어서 카페하고 싶어'라고 말하니까 위 사진의 '유키'라는 사람이 '추상적이다', '무책임하다'는 식으로 계속 얘기를 해서 '미즈키'가 눈물을 보인다................. 보면서 내가 다 낯뜨거워지고 '그렇게까지?'라는 의문을 남겼다. 또 놀랐던 것은 감정 표현도 잘한다. 대표적인 일본 사람에 대한 고정관념이 '자신을 잘 드러내지 않는다'라는 게 있는데 뭐든 케바케인 듯하다.
이들의 연애는 되게 복잡하다. 처음엔 '아 얘랑 되겠네' 이러다가 갑자기 마음이 식어버리는 모습을 보인다던가. 아니면 만난 지 며칠 만에 '나 너 좋아, 사귈래?' 이런 급진적인 전개를 보인다던가.
이 부분도 '일본 사람들은 되게 신중할 것이다'라는 이미지가 있었는데 젊은이들의 연애는 어딜 가나 비슷한가보다 싶었다.
패널들이 상황에 대해 평가하고 추측하면서 보는 재미를 더한다. 처음에는 출연자들의 희화화시키거나 까내려서 보기 좀 불편했는데 몇 편 보다 보니까 그냥 개그 코드인 듯 익숙해졌다. 역시 일본이라 그런지 수위가 센 (야한) 코멘트도 많이 한다. 마지막으로 이 프로그램을 우리나라에서 '하트시그널'이 따라했다고 들었다. 최근에 본 '썸시그널'인가? 춤추는 프로그램도 비슷하게 남녀가 한 집에 살면서 연애 감정을 키워나가는 것이 나오는 모습을 보며 '이것도 따라했네.' 라고 느꼈다.
그러나 역시 아류는 오리지널을 따라올 수 없다고 느꼈다. 카메라를 광각으로 찍는 건지 저 멀리서 이들이 '훔쳐보는(?)' 느낌이 난다.
또한 영화처럼 분위기 있는 색감 연출, 감정선이 바뀔 때마다 자연스럽게 BGM이 치고 들어와 분위기를 고조시키는 점 등 잘 만든 프로그램인 것 같다.
오프닝마저도 감각적이다. 또한 엔딩마다 다음화 자동재생을 누르지 않고 못배기게 만들어놨다. 오늘 밤 무료한 사람들에게 테라스하우스 정주행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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