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Entertainment/Movie

영화 [1987] 실화 기반이라서 오열했던 영화

반응형


2017년 마지막날에 이 영화를 봤다. 별 생각없이 보기 시작했는데 오열하며 나왔다. 역사책에서 봤다. 그래서 와닿지 않았다. 오히려 혼란스럽게 느껴졌다. 이 당시 대통령이 전두환인지, 노태우인지 호헌조치와 호헌폐지는 무엇인지 박종철과 이한열은 또 누구인지 머릿속에서 뒤죽박죽이지만 무조건 우겨넣어야 했던 시험을 보기 위한 지식에 지나지 않았던 것들이다.

1988년 전후를 배경으로 한 영화나 드라마도 보았지만 크게 와닿지 않았다. 특히 응팔에서 첫째 딸이 민주화 운동을 하니까 엄청 겁내하던 이일화도 잘 이해가 가지 않았다. 그 드라마에서는 이 사건을 비중있게 다루지 않았던 것 같다. 하지만 <1987>을 보며 그 당시 시대 분위기를 어느 정도 '체감'할 수 있었다. 영화적 재미를 위해서 100% 실화는 아니겠지만 '박종철 고문 치사사건이 어떻게 세상에 드러나게 되었는지'에 대해서 스토리를 통해서 자세히 알 수 있어 좋았다.


자기 입맛에 맞지 않으면 '빨갱이'로 치부되며 억압받는 게 당연했던 폭력의 시대. 영화 속 1987년은 그런 시대였다. 영화를 보고 부모님이랑 대화를 해봤는데 실제의 삶도 그러했던 것 같다. 그런 세상을 바꾸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움직였다. 특히 대학생들. 하지만 모든 대학생들이 그랬던 것은 아니었을 것이다. 영화 속 '연희'(김태리)처럼 말이다. 그래서 이 영화에 더 몰입하기 쉬웠던 것 같다. '이런다고 세상이 바뀌냐고, 잘못하다가 가족까지 다친다고.' 대부분 일반인들의 생각을 대변해주고 있다고 생각했다.

연희가 어떠한 계기로 위 사진의 시청 광장 시위에 참여하며 영화는 마무리된다. 그 장면과 실제 그 당시 뉴스 자료화면이 오버랩되며 크레딧이 올라간다. 그 때 울음을 참을 수가 없었다.


'이런 시대에 많은 사람들이 살았구나.'

'그런 세상을 많은 사람들의 힘으로 바꾸었구나.'

'난 그 감사함을 모르고 살았구나.'


여러 커뮤니티에서 '80년대 대학생들은 시위만 하고 2점대 학점 받고 대기업에 척척 들어갔다.'라는 글과 댓글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나도 그렇게 생각했다. 지금의 나만 힘들다고 생각했다. 어쩌면 지금보다 더 힘든 세대가 그 때일 수 있다고도 생각했다. 일제 강점기 시대의 영화도 많이 봤지만 그 때는 이렇게 감정적으로 몰입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 영화는 내가 태어나기 바로 몇 년 전 실화 기반의 영화라 우리 부모님이, 우리 이모, 삼촌들이 겪었을 세상이라 생각하니 많이 감정적으로 몰입했던 것 같다. 영화를 통해서 역사를 자세히 알게 되면서 한국이라는 나라에 대해서도 우리 윗세대에 대해서도 이해의 폭이 넓어지는 계기가 되어서 좋았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