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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

[호주 퍼스 워홀] 호주에서 겪은 무섭고 황당한 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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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스 도서관 앞 광장, 퍼스 시티의 중심이자 핫플레이스



외국에 나갔을 때 누구나 안전하게 여행, 생활하고 돌아오기를 바란다. 그러나 그것은 내 의지대로 되지 않는 일이니 천운이라고 볼 수도 있겠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무사히 돌아가긴 하지만 간혹 안 좋은 일을 겪기도 한다. 

나는 주변 사람들에 비해서 굉장히 이상한 일을 많이 겪었다. 어떤 이상한 일이었는지에 대한 썰, 그리고 내가 알아본 대처 방법에 대해서 설명해보겠다.



1. Give me

 위 사진의 공간이 퍼스 시티의 중심인 퍼스 도서관 앞 광장이다. 많은 길이 이어져 있기 때문에 유동인구가 많고, 그래서 행사도 많이 열리는 핫플레이스다. 나 또한 이 곳을 자주 갔다. 

데이 오프였던 어느 날 12시 쯤, 울워스에 들러서 간단하게 점심을 해결하려고 했다. 나는 계속 비싸서 먹지 못하고 있던 5달러 짜리 프로틴 음료를 점심으로 떼워야 겠다는 생각을 했다. 2리터짜리 우유가 2달러인데 350ml짜리 프로틴 음료가 5달러 이상이나 하니 꽤 비싸게 느껴졌다. 가격 때문인지 기대가 되었다. 

저 광장 벤치에 앉아 한 입을 딱 빨았는데 그냥 텁텁한 초코우유... 그래도 열량이 꽤 있으니 배는 채워지겠다고 생각하고 먹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옆에 추려한 남자가 앉는다. 그의 인상은 전쟁 포로 느낌이었다. 찢어진 옷, 몇 주는 감지 않은 듯한 헝크러진 머리. 


신경 안 쓰려고 하는데 갑자기 말을 건다. "어느 나라에서 왔어?" 마주친 눈에는 힘아리가 하나도 없이 흐리멍텅하다. 

"한국에서 왔어." 당황한 티내지 않으려 웃으며 대답했다.

또 한 번 갑자기 몸을 내 쪽으로 당기며 "Give me" 나즈막하게 말한다.

손을 내 음료에 뻗으며 "Give me"를 계속 외쳐댄다. 그 흐리멍텅한 눈이 너무 무섭다.

별의 별 생각이 다 들었다. 혹시 칼이라도 있으면 어떻게 하나 싶어서 홀린 듯 음료를 내주었다.

그 음료를 낚아챔과 동시에 웃으며 "I like Koreans."란다. 소름이 끼쳤다. 

나는 황급히 자리를 떴다.

사실 이런 적은 10개월 살면서 한 번밖에 겪지 않았고, 나와 같은 경험을 했다는 사람을 보지 못했다. 그러나 아깝더라도 내주는 게 나은 것 같다. 

사실 퍼스는 그렇게 흉흉하다고 느끼지 못했다. 왜냐하면 한 번 살인 사건이 나면 일주일씩 보도를 하는 경우를 봤다. 우리나라는 하루 걸러 사고가 빵빵 터지는데 이 곳은 그렇지 않다고 느꼈다. 

그렇다 하더라도 재수 없으면 당하는 거니 조심하는 게 좋겠다. 실제로 주위에서 칼 들고 있는 노숙자에게 돈을 갈취당한 사람의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물론 늦은 밤 으슥한 골목에서 발생한 일이지만 말이다.



2. 나 좀 태워줘!

나는 면허가 없어 자전거를 타고 다녔다. 그래서 시티에 약속이 있으면 약속 상대들이 나를 데려오고 데려다주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내가 살던 집 맞은 편에는 (정말 문을 열자마자) 버스정류장이 위치하고 있었다. 그 날도 재밌게 놀고 집에 도착했다. 나를 데려다 준 형이 찻길 쪽 나는 우리 집쪽 의자에 앉았고, 작별인사를 하고 있었다. 근데 갑자기 버스 정류장 쪽, 형 뒤로 검은 형체가 달려드는 모습이 보였다. 


나는 다급하게 "형 문 잠가! 문 잠가! 차 문!"

당황한 형이 좀 더딘 손동작으로 문을 잠갔다.

그 뒤로 차창을 팍팍팍 치는 사람이 보인다. 

"너희들 시티 가니? 혹시 나 좀 태워줄래?"


사실 그 사람은 무서워보이진 않았다. 그리고 그 시간이 10시가 넘은 시간이었기 때문에 버스가 없을 가능성도 높았다. 그 사람은 정말 도움이 필요했을지 모른다. 하지만 그 사람의 신원을 알 수 없기에 "우리 집에 도착한 거야"라고 말하고 집으로 튀어들어 갔다.


 

3. 돌아이 2인조

이 때도 같이 일하던 형이 데려다 준 날이었다. 집에 거의 도착했는데 저쪽에서 유모차를 끌고 있는 여자와 한 손에 막대기를 쥐고 다른 한 손을 퍽퍽 때리며 걸어오는 남자가 보였다. 그 시간이 밤 12시 30분... 오싹하다. 유모차 안에는 아기가 아니라 이상한 잡동사니들로 가득채워져 있고, 여자는 40대 중반은 넘어보이는데 나이에 맞지 않는 양갈래 머리에 화관을 쓰고 있다. 남자 또한 락커처럼 길게 늘어뜨린 머리에 40대 중반인 것 같은데 뭔가 한참 삭아보인다. 

그들이 우리 차쪽으로 걸어 오고 있었다. 혹시나 해코지를 당할까봐 그들과 우리 집을 지나쳐 차를 세우고 기다렸다. 그들은 우리집 옆집 마당으로 들어갔다. 옆집 사람들은 저렇게 생기지 않았는데... 뭔 일을 당할까봐 형이 빠르게 후진을 해서 내가 사는 집 앞에 차를 댔고, 나는 튀어들어갔다.  



4. 문 좀 열어줘!

이것도 기라윈 집에서 겪은 일. (동네가 이상한 건지...) 내가 사는 방은 집 마당과 찻길이 바로 연결된 곳이었다. 그래서 블라인드를 치지 않으면 길을 지나다니는 사람들이 내 방을 들여다볼 수 있는 구조였다. 

블라인드를 늘 치고 살아서 그게 불편하다고 느끼진 않았다. 어느 날 밤 11시였다. 우리 하우스 메이트들은 대부분 일찍 잤다. 7시에 자는 사람도 있었고, 대부분 10시면 잠자리에 들었다. 나만 12시가 넘어서 잠들었다. 나만 아시안이라 그랬을 지도... 

그러니까 우리집 중에 내 방만 불이 켜져 있었다. 방에서 이어폰으로 음악을 들으며 웹서핑 중이었는데 저 멀리서 "아악!"

"아 아파, 아파, 문 좀... 문 좀..." 이런 소리가 들려왔다. 그러더니 그 소리가 가까워지기 시작했다.

내 방 창문을 두드리기 시작했다. 나는 무서워서 방 불을 황급히 껐다. 깜깜해진 방. 갑자기 불빛이 번쩍한다.

밖에서 핸드폰 라이트로 블라인드 틈세를 비추는 것이다. 이 때 진짜 개소름 돋았다. 난 그냥 갈 줄 알았다.


그런데 이제는 집 문을 두드린다. "아악! 아파, 문 좀 열어줘! 도와줘!" 이런 여자 비명섞인 소리가 넘어온다.

나는 이 때 진짜 갈등을 많이 했다. '애들을 깨워? 말아?' 고민을 한 3분 정도 하다 깨워야겠다고 확신이 섰다.

그래서 집 주인을 깨우려 주방으로 돌아가는데 갑자기 소리가 줄어든다. 그 사람이 완전히 떠나갔다.


다음날 이 일에 대해서 얘기를 해줬더니 자기 친구도 이런 일을 당한 적이 있었고, 그 사람들은 노숙자나 질 나쁜 청소년일 가능성이 크단다. 문을 열어주게 되면 치료받는 척하면서 안 볼 때 물건이나 돈을 훔쳐간다고. 그래서 안 열어주길 잘했다고 했다. 그러니 이상한 사람이 밤에 집 문을 두드린다면 경찰서나 소방서에 전화해주겠다고 말하면 진위를 가릴 수 있다고 한다. 



5. 어이!

위에 언급했듯이 나는 면허가 없어 자전거를 타고 다녔다. 집에서 편도 30분 거리의 공장지대로 출근을 했다. 뭐 운동 삼아 하루 1시간 자전거를 타는 것은 문제가 아니었다. 그런데 오후 근무를 하면 12시가 다 되어 일이 끝났고, 사람 아무도 없는 어두운 주택가를 자전거로 다녀야했다. 사실 처음에는 돈이 장말 없어 불편함을 감수하고 다녀야겠다는 생각으로 이걸 실행에 옮겼다. 사람은 적응의 동물인지라 몇 주 하다보니 전혀 무섭지가 않았다. 


그런데 쇼핑 센터가 항상 나를 긴장하게 했다. 내가 다니는 길에는 쇼핑센터가 2군데 있었는데 그 곳에서 가끔 어보리진들을 볼 수 있었다. 사실 그들이 나를 위협한 것은 아니다. 멀리 있을 때 "어이!"라면서 손짓을 하거나 내 자전거를 따라 뜀박질을 한 것뿐. 어떤 의도였는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나는 심리적으로 굉장히 부담스러웠다. 또한 언덕도 많았기 때문에 전속력으로, 정말 죽기 살기로 페달을 밟았다. 그렇게 집에 들어오면 정말 녹초가 되었다. 낮에는 30분 걸리는 거리가 밤에는 20분도 채 걸리지 않았다. 심리적으로나 체력적으로 피곤함을 느꼈던 나는 밤 근무가 있으면 우버를 이용했다. 우버로 한 500달러는 사용한 것 같다. 아무리 평화로운 곳이라 해도 밤에는 무섭다. 스스로가 자신을 지키는 수밖에 없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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