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홀 시절 제 발이 되어주었던 150달러 중고 자전거
해외로 나가려고 하는 사람들 중에 이런 말씀 들어보신 분들 많으실 거예요.
"한국 사람만 믿지 마라!"
왜 이런 말이 나오게 되었을까요? 저의 짧은 외국 생활 경험에서 얻은 깨달음에 대해서 언급해보려고 합니다.
넌 들어오기만 하면 돼
위의 자전거는 제가 출퇴근하려고 150달러 주고 산 중고 자전거입니다. 이 자전거를 사게 된 이야기를 좀 해드릴게요. 저는 처음에 한국 사람들과 리버데일에서 생활을 했어요. 근데 일자리를 얻은 것이 저 위쪽인 왕가라였답니다. 리버데일에서 왕가라까지 대중교통으로 출퇴근 왕복 4시간이 걸렸답니다. 그래서 7시 반까지 출근하려면 5시에는 일어나야 했어요. 그렇게 고달픈 생활을 일주일 정도 하고 있을 쯤 집을 일터 근처로 옮겨야겠다는 판단이 섰어요.
그런데 마침 같이 일하는 한국 사람 중 한 명이 자기 방이 빈다는 거예요. 룸메이트를 하자는 제안을 받고 그 집 구경을 가게 되었어요. 사실 저는 이 사람이 좋지 않았어요. 제가 느끼기에도 남이 느끼기에도 거만한 사람이었거든요. (나중에 알고 보니 같이 아는 사람이 있더라구요. 세상 참 좁습니다.) 방을 보고 마음에 들긴 했는데 그 사람과 같이 쓴다는 자체가 맘에 들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그 사람이 솔깃한 제안을 합니다.
"내가 매니저한테 우리 근무 맞춰달라고 할게. 내 차 타고 같이 출근하자."
제가 이사하려던 이유인 출퇴근의 어려움을 이 사람도 눈치를 채고 있었나 봅니다. 그 분은 거기서 1년 가까이 근무를 했기에 매니저한테 부탁만 하면 가능하다고 그랬습니다. 그렇게 다니다 출퇴근 시간이 맞출 수 없게 되면 오토바이 자격증을 한 달 안에 쉽게 딸 수 있으니 오토바이로 출퇴근을 하라는 거였습니다.
그 얘기에 저도 흔쾌히 좋다고 하고 다음날 매니저에게 갔습니다. 말만 하면 된다고 했기 때문에 저는 쉽게 얘기를 꺼냈습니다.
나 : "우리 같이 사는데 내 차에 문제가 있다, 혹시 얘랑 같이 스케줄 좀 맞춰줄 수 있겠느냐?"
매니저 : (정색하며) "너는 우리랑 계약할 때 아무 때나 출근해도 상관없다고 그랬는데 이게 무슨 소리냐? 니 사정 봐줄 수 없으니 알아서 해라!"
이 얘기를 듣고 있는데 그 사람이 아무 소리 안 하는 겁니다. 정말 그냥 옆에서 가~만히 있어요. 저는 뭔가 쎄함을 느끼고 집에 와서 오토바이 면허에 대해서 검색을 해봤습니다. 거의 6개월이나 걸리고 오토바이 가격도 만만치 않았습니다. 그 때 깨달았습니다. "아 이 ㅅㄲ"
그 사람은 그 방을 자기 여자친구랑 살고 있었는데 여자친구가 떠나버리자 자기 혼자 그 방세를 내야하는 신세였던 거였어요. 누구라도 끌어들여서 방세를 아끼려고 한 것이죠. 결국에 저는 못 살겠다고 못 박았습니다. 전화를 통해 통보를 했는데 아직도 끈질지게 늘어붙던 그 ㅅㄲ가 생각나네요. 거의 30분을 통화한 것 같습니다. 제가 위의 사실로 팩트폭력을 했는데도 말이죠. 결국 다른 집으로 이사하여 왕복 1시간 자전거로 출퇴근을 하였답니다.
경제관계로 맺어진 사이
이번에도 집에 관한 얘기를 하려고 합니다. 제가 리버데일 집에 들어갈 때 돈이 많이 없었습니다. 그런데도 집주인 형이 자기를 형이라고 부르라면서, 돈이 부족하면 방세 밀려도 어느 정도 용인해줄 수 있다는 그 말에 마음이 놓였습니다. 그런데 그 일이 실제로 벌어졌을 때는 생판 남임을 실감했습니다. 원래 2주 방세를 줘야하는데 제가 돈이 없어 일단 1주 방세만 드려도 괜찮냐니까 그럴려면 그냥 나가라는 식으로 문자를 받았습니다. 결국 1일 알바를 뛰어서 집세를 줬고 다행히 바로 정기적인 일을 얻을 수 있어 그 집에서 나올 수 있었습니다.
후에 이사한 집의 주인은 뉴질랜드인 여자였는데 집에 들어올 때는 가족 같이 지내고 밥도 거의 같이 먹는다며 저를 꼬셨습니다. 들어와보니 하루 5분도 대화하기 힘들 만큼 서로 바빴고, 특히 집주인은 방에서 나오지를 않았습니다. 저는 그냥 살았지만 어떤 프랑스인은 그 얘기를 믿었는데 안 그런 집안 분위기를 보고 주인에게 따졌습니다. 결국 2주인가 살고 나가버렸습니다. 제가 알기론 최소 계약 기간을 채우지 못해 보증금을 받지 못했습니다. 또 같이 살던 다른 하우스 메이트들도 주인과 계약 기간이 다 되어 나갈 때 집주인과 싸우고 나갔습니다. 저 또한 집을 나올 때 트러블이 있어 보증금 반을 쥐어주고 나왔습니다.
사람을 믿지 마라
결국 제가 드리고 싶은 말씀은 그냥 사람을 믿지 마세요. 나가면 가족, 친구 아닙니다. 생판 처음 보는 남입니다. 그들이 말하는 사탕 발림에 넘어가지 마세요. 그냥 아 그렇구나! 정도 앞에서는 끄덕끄덕하시고 뒤에서 진짜가 맞는지 직접 알아보세요. 위의 경험들로 제가 얻은 깨달음입니다. 물론 모두 나를 속여먹으려는 사람들은 아닙니다. 저도 호주에서 많은 사람들과 좋은 인간관계를 맺었습니다. 그러나 금전적인 문제가 포함이 되는 관계는 그렇게 발전하지 못했습니다. 금전적인 관계로 맺어진 관계는 그 거래가 끊어질 때 같이 끊어지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우리는 자본주의 사회에 살고 있다는 것을 명심하세요. 특히 사회 경험이 많지 않은 분들이 그럴 텐데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 움직이는 사람들이 많다는 사실은 명심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저 또한 그렇게 생각하는 성격이 아니었기에 당했습니다. 이제는 알았습니다. 나를 위하는 사람은 나밖에 없습니다. 범위를 좀 더 넓히면 가족까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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