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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퍼스 워홀] 워홀을 마치고 느낀 점, 가는 분들께 조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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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포스팅은 제가 호주 워홀이 끝날 때쯤 느꼈던 것, 생각 정리를 했던 것 등을 가감없이 작성한 것이 기반입니다. 

워홀 생활을 할 때 어떤 마음가짐을 가져야 하는지에 내용이 많네요. 

그 당시 제가 썼던 내용과 제가 왜 그런 내용을 썼는지 설명해드리겠습니다.

퍼스 메모리얼 파크에서 만난 캥거루들

 
1. 돈 없으면 그지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경제적 관계로 누군가와 연결되어 있다면 그것은 단순히 경제적인 관계일 뿐이다. 그 속에서 인간적인 무언가를 찾으려 하지 마라. 내가 그 경제적 관계를 유지시켜 줄 수 없다면 그 관계는 깨어진다. 그 친절은 내가 돈을 쥐고 있을 때만 허용되는 것이다. 돈은 있을 때 아껴야 하는 법. 외적인 것에 돈 낭비하지 말자. 그 돈으로 몸부터 바로 세우자! 그것이 가장 드라마틱한 긍정적인 변화다. 
 
이 내용은 앞 포스팅 ([호주 퍼스 워홀] 외국 가서 한국 사람은 믿지 말라?!) 을 확인해주시면 될 것 같습니다.
 
그리고 뒤에 내용. 외적인 것에 돈 낭비하지 말자. 이 내용은 제가 옷이나 신발 사는 것에 좀 돈을 들였던 것 같은데 그걸 사는 게 아무 것도 아니란 걸 깨달았습니다. '워홀 가서 병이나 안 얻어오면 다행'이라는 말을 들어보셨을텐데 그만큼 몸을 소홀히 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아요. 몸 관리를 소홀히 했을 때 나중에 치료하는 데에 돈을 소비하게 되니 그럴 바에는 다른 곳에 돈 쓰지 말고 내 몸 관리에 돈 쓰자 이런 취지로 썼던 것 같습니다.  
 
 
2. 웃는 사람에게 복이 따라 온다. 에이미 누나, 로빈 형, 안드레이. 항상 웃는다. 웃으면서 인사하고 웃으면서 대화한다. 사람들은 그런 사람들을 좋아하고 그럼으로써 인복도 따르고 돈복도 따른다고 생각한다. 웃는 연습! 의식적으로 웃자! :)
 
제가 봤을 때 웃는 사람들이 잘 됐어요. 저기 언급한 이름들은 항상 웃는 사람들이었는데 돈도 더 많이 벌고, 인간관계도 좋더라구요. (겉으로 보기에는) 근데 그게 하고 싶어도 잘 되지 않는 거잖아요. 저도 그랬고요. 그래도 웃자. 웃는 사람이 잘 되니 나도 잘 되고 싶으면 웃자! 
참고로 제가 최근에 책을 읽었는데 웃으면 실제로 행복함을 느낀다고 해요. 그건 우리 뇌와 몸이 하나이기 때문인데 어떤 근육을 움직이면 뇌가 예전의 학습 때문에(정말 즐거워서 웃었던 경험) '아 나 지금 행복한가봐!'라고 착각을 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저자는 그냥 아무 이유 없이 웃기를 추천해요. 노홍철이 말한 '행복해서 웃는 게 아니라 웃어서 행복한 것이다'라는 것이 과학적으로 맞는 말이었습니다. 
 
혹시 자세한 내용이 궁금하시면 우울할 땐 뇌과학 : 행복하고 싶다면 뇌과학 을 참고해주세요.
 
3. 내가 먼저 다가가지 않으면 상대는 나에게 먼저 다가오지 않는다. 근데 내 성격이 먼저 다가가는 성격이 되지는 못 한다. 아까 점에 나온 것처럼 나는 나에게 호감을 보이는 것 같은 사람들에게 잘 다가가고 그들과 깊은 관계를 형성하려고 한다. 나에게 먼저 호감을 보이는 상대가 없다면? 나는 왕따? 그런고야? 흠.. 항상 내가 먼저 다가가도록 노력해보자. 이러는데 노력 안 함. 인간은 쉽게 안 바뀜. 레알임. 그래서 어쩌자고? 음.. 그래도 노력해야지 :)
 
어디든 인간관계는 힘든 거잖아요. 호주의 생활에서도 그랬어요. 친해진 사람이 있더라도 생활 특성상 갑자기 다른 도시로, 다시 한국으로 떠나버리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에 '친해져 봐야 뭐하나'라는 회의감이 많이 들었어요. 그래서 사람 사귀는 것을 게을리 했습니다. 근데 그게 결국 저를 더 힘들게 하는 일이었던 것 같습니다. 저는 원래 친했던 사람이랑만 친하게 지내려고 했는데 사실 그 사람들이 안 맞는 사람이었습니다. 제가 사람을 다시 사귀기도 귀찮고, 이 사람들밖에 의지할 사람들이 없으니 그런 생활을 했습니다. 그러나 결국 쌓이고 쌓이고 쌓이다 터져버렸습니다. 제가 깨달은 바로는 '안 맞는 사람 붙잡고 있을 필요 없다. 아직 만나지 않은 새로운 친구들을 만나자!' 입니다. 

 

4. 일단 언어가 되어야 한다. 그래야 그 나라에 적응하기 쉽고, 이민을 가더라도 쉽다. 그리고 세계적으로 통용되는 기술도 있으면 좋다. 
영어, 일본어 공부하자! 바리스타 자격증 따자!
 
이에 관해서는 워홀 취업하는 법(일자리 구한 후기) 포스팅을 맨 하단을 참고해주세요!
 
5. 여행은 어디, 언제가 아니라 누구와 함께 하느냐가 가장 중요한 것이다. 혼자는 감당하기 힘들다. 완벽한 혼자는 힘들다. 여행 중 동료가 필요하다. 
 
이건 워홀을 여행에 비유한 것이고, 3번 이야기와 일맥상통하는 얘기입니다. 
 
6. 꼭 우리 나라에서 살 필요는 없다. 우리 나라에 내 가족이 있다고, 내 친구가 있다고 꼭 나도 여기 살아야 할 필요는 없다. 선진국에서 사는 것이 더 좋다는 점을 나는 몸소 깨달았다. 내 능력이 받쳐 준다면 나는 해외에서 살 수도 있다. 그 사실을 명심하자. 내 능력에 따라 내 인생도 결정할 수 있는 것이다. 
 
이거에 대해서는 약간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아직도 해외에 사는 것을 포기한 것은 아니지만, 내 가족, 친구가 있는 곳과 아무도 의지할 곳 없는 곳에서 생활하는 것은 차원이 다른 것이라고 생각해서 30살이 된 지금은 그래도 한국에 사는 게 낫지 않나 생각합니다. 그러나 마음 한 편은 '탈조선'할까? 라는 생각이 자리 잡고 있긴 합니다. 

 

7. 외국인들과 친해지려면 스포츠를 할 것. 이 말은 즉, 공감대를 먼저 찾을 것. 한국에서도 그렇듯. 그들도 똑같은 인간이다. 자신과 비슷한 사람들과 친해지고 싶어한다.  
 
호주 워홀을 갈 때 영어 말하기 능력 향상, 외국 문화 체험이 목적이신 분들이 있으실 거라고 생각합니다. 저 또한 그랬습니다. 그러나 본인이 영어를 어느정도 한다 해도 외국인들과 한 번에 확 친해지기는 어려운 것 같습니다. 정말 네이티브 수준이 아니라면 언어의 장벽이 있기 때문입니다. 이 때 스포츠를 하면 말이 필요 없기 때문에 확 친해질 수 있고, 만날 껀덕지도 만들 수 있습니다. 저는 집에 탁구대가 있었기 때문에 탁구를 치고, 비어퐁을 하면서 친해졌습니다. 
 
8. 어디든 가면 다 적응하게 되어 있다. 일단 가자. 하자. 고민 많이 하지 말자. (데스몬드 집, 찰리스 카페 트라이얼, ALS 출퇴근)
 
저는 진짜 겁이 많은 사람입니다. 무엇을 하기 전에 너무 많은 생각을 해서 일이 시작하기 전에 지쳐버리기도 하는 사람입니다. 그런데 호주에서 먹고 살려니까 정말 못 할 것 같은 일도 했습니다. 데스몬드 집은 제가 처음에 들어갔던 집인데 정말 위생 상태가 그지같았습니다. 여기서 살아야 되나? 싶었는데 제가 가진 돈이 한정되어 있어 그곳에서 생활을 했습니다. 근데 살다보니 살아지더라구요. 
또한 찰리스 카페 트라이얼은 제가 스몰쿡이라는 잡에 지원을 했는데 거짓말을 했습니다. 주방 경력이 없는데 있다고요. 저는 거짓말을 정말 못 하는 사람인데 먹고 살려니 거짓말이 나가더라구요. 결국 욕을 먹었지만 그 곳에서 다른 일을 할 수 있었고, 제 생활에 도움이 되었답니다.
마지막, ALS 출퇴근은 이 포스팅 (호주에서 겪은 무섭고 황당한 썰) 에서 언급했듯이 자전거로 왕복 1시간 출퇴근을 하였습니다. 밤 12시에 자전거를 타는 게 너무 무섭고 싫었습니다. 근데도 먹고 살려니 또 합니다. '아 나 그거 못할 것 같은데...'라고 걱정하는 것도 하면 하더라구요. 
여러분들도 '못해!'라고 생각하시지 마시고, '되면 하고 아님 말고' 정신으로 도전해보시길 추천합니다. 지금의 저에게도 필요한 정신이네요! 
 
9. 안 좋은 상황이 와도 언제나 긍정적으로 생각하기! 안 되는 일은 접어두고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다른 일하기. (ALS 1, 2월, 젯스타 두 번 결제, 에이미 누나)
 
호주에서 생활하면서 즐거운 일들도 있었지만 짜증나고 우울한 경험도 많았습니다. ALS라는 곳에 11월부터 일을 하게 되었지만 1, 2월 일이 끊기게 되면서 집에만 있게 되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이쪽! ALS(a.k.a 돌공장) 5개월 일한 후기
또 시드니 가는 젯스타를 결제했는데 이중 결제가 되었던 거예요. 모두가 두려워 한다는 전화영어로 클레임을 걸어야 하는데 상담원은 어떻게 된 일인지 모르겠다고 하고, 익스피디아, 젯스타에 한 5번은 전화를 걸었던 것 같네요. 돈 못 받을까봐 걱정을 얼마나 했던지...
그 때 저 에이미 누나한테 좀 영감을 많이 받았어요. 저 누나는 그냥 선천적으로 긍정적인 것 같더라구요. 같이 로트네스트로 여행을 갔는데 원래 예약한 뱃시간에 항구에 도착을 못 했는데도 저 누나는 너무 천하태평인 거예요. 저보고 '너 A형이지?' 이랬던 기억이 있네요. 아무튼 그 누나가 '배 끊기면 어때, 내 일 안 하잖아. 그리고 다음 배 있을 거야.'라고 말하더군요. 전 너무 걱정 되어서 페달을 오지게 밟았었는데 결국 예약한 배는 못 탔고, 누나 말대로 다음 배를 탔습니다. 
결론은 자기 해결할 수 없는 제쳐두고 자기가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하는 게 낫다는 겁니다. 일거리가 없으면 새 일을 구하든지, 아니면 취미활동하면서 그 시간을 즐겁게 이용하든지. 클레임을 걸었으니 까먹고 그냥 잠자코 기다리든지했다면 좀 더 즐거운 생활을 하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10. 내 주위에 있는 사람들에게 최소한의 배려는 하자. 안 볼 사이라고 단정짓지 말자. 언제 볼 지 모르는 사람들이다. 
 
인간관계가 항상 좋을 순 없습니다. 저도 한 두명 안 좋게 끊겨 봤습니다. 알고 보면 퍼스 내의 한인 사회는 꽤 좁더라구요. 그러니 안 볼 사이라고 막 대하지 말고 최소한 내가 욕 먹지 않을 만큼만 배려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11. 어디에서 살 든 내가 원하는 것을 해야, 얻을 수 있어야 만족할 만한 인생이 된다. (건강한 몸 갖기, 영어 페라페라, 내 사람(들))
 
이건 어디서 사는 게 중요한 것이 아니란 깨달음을 얻었습니다. 퍼스는 제가 새로움, 쉬운 돈벌이를 제공해주었지만 제가 원하던 건강한 몸, 안정적인 인간관계를 제공해주지는 못했어요. 물론 제가 시도하지 않은 것일 수도 있죠. 제가 워홀을 끝낼 당시는 그런 상태였습니다. 외국에서 산다면 많이들 환상을 갖고 계실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모든 생활이 즐겁고 행복할 거라고요. 하지만 그렇지 않더라구요. 살면서 내가 원하는 게 무엇인지 뚜렷해지고, 그 가치들을 실현할 수 없다면 어디 살든 아무 의미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흔히들 슬럼프가 왔다. 라고 얘기들 많이 하는데 이런 갈등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1년을 다 채우지 않고 돌아온 이유가 그것이기도 하고요. 자신에게 필요한 가치가 어떤 것인지 잘 생각하시고, 어디서든 그것을 실현시키는 삶을 살기위해 노력하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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