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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

하버브릿지 클라이밍해 본 사람 나야 나! (하버브릿지 클라이밍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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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버브릿지 등반하게 된 계기

나는 퍼스에서 워홀을 하고 시드니로 갔다. 비자 만료까지 2~3개월이 남은 시점이어서 시드니가 맘에 들면 살고 아니면 미련 없이 한국으로 돌아가기로 결정했다. 시드니에 도착했을 때 별로였다... 그냥 좀 더 큰 퍼스? 퍼스에서도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지친 상태에서 시드니로 넘어왔기 때문에 감흥이 덜 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시드니에서 유일하게 맘에 드는 곳이 하버브릿지와 오페라하우스였다. 너무 좋아 머무는 4일 동안 매일 갔다. 가보면 왜 세계적인 명소인지 알 수 있을 것이다. 조개를 형상화한 아름다운 건축물 앞에 평화로운 강? 바다? 가 펼쳐지고 그 앞에는 거대한 대교가 우뚝 지키고 있다. 


시드니가 호주에서의 마지막이라면 이 곳에서만 할 수 있는 특별한 경험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하버브릿지를 가만히 보아하니 파란색 물체들이 줄 지어 움직이는 모습이 보인다. 검색을 해봤더니 하버브릿지 클라이밍을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있다고 한다. 나는 인터넷 여행사를 통해서 250달러 정도 하버브릿지 클라이밍 티켓을 구매했다. 예약만 하고 등반 당일에 여행사를 찾아 티켓 교환권을 수령했다.





하버브릿지 등반 썰

하버브릿지 옆에 가면 이 클라이밍을 운영하는 곳이 있다. 거기에 시간을 맞추어 갔다. 오후 2시였던 것 같다. 굿즈 같은 걸 구경하고 있었더니 저 멀리 담당자가 '2시 타임 오세요!' 그래서 갔다. 나 말고도 13명이 되는 사람들이 모였다. 탈의실로 올라가서 우주복 같은 옷을 입고 안전고리 벨트를 차고 간단하게 교육을 들었다.

이제는 실전! 

사진에 보다시피 통로 옆에 봉에 안전고리를 걸고 올라간다. 통솔해주시는 분들이 앞뒤에서 우리들을 이끌고 받쳐줬다. 근데 안전고리가 정말 얇아서 안전한 건지 모르겠지만 내가 겪은 호주는 '안전 제일'을 추구했기 때문에 믿어보기로 했다. 앞으로 가는데 사람들이 밑에서 자전거를 타고, 걸어가는 모습들이 보인다. 근데 밑을 보다보니 휘청할 것 같다. 그냥 앞을 보기로 했다.

그렇게 계속 올라간다. 중간 중간에 NPC처럼 근무하시는 분들이 계신다. 우리를 이끄는 분들이 앞에서 사람들을 이끌면 남은 사람들을 대기시켜주고 말을 걸어왔다. 굉장히 친근하게 말을 걸어와서 안심이 되기도 했고, '이 사람들은 여기서 매일 근무하나?'라는 호기심이 생기기도 했다.




어디까지 올라가느냐면 꼭대기까지 올라간다. 하버브릿지 가운데 호주 국기가 세워진 곳이 있는데 거기까지 올라간다. (기사에 따르면 140m란다.) 진짜 내가 여기에 이렇게 기어올라 왔다는 게 정말 놀라웠다. 거기서 기념 사진을 찍는다. 단체로도 찍고 단독으로도 찍는다. 내려올 땐 올라갈 때와는 반대편쪽으로 내려온다. 아찔하긴 했지만 그나마 적응이 되어서 담담히 내려올 수 있었다.


내려오면 환복하고, 사진을 구매하거나 구매하지 않고 내려와도 된다. 나는 관광객이니 구매하기로 마음을 먹었고, 7장에 35달러인가? 구매했다. 왜냐하면 많이 사면 많이 살수록 싸기 때문. 역시 상술이지만... 


250달러의 가치가 있나?

티켓 가격이 무려 250달러. 2시간 정도? 등반했던 것 같다. 정말 올라가는 것뿐이다. 중간에 이벤트가 있거나 하진 않는다. 누군가에게는 비쌀 수도 누군가에게 저렴할 수도 있는 금액이다. 한화로 하면 20만원 정도? 

당시의 내 소감은 '별론데? 이게 뭐지?'였다. 정말 그냥 오르기만 할 뿐. 오른다고 해서 뭔가 특별한 게 느껴지지도 않았다. 그냥 앞만 보면서 올랐다. 오르다 보면 옆에 볼 겨를도 없이 그렇게 되는 것 같다. 하지만 이 땐 내 정신 상태가 조금 우울했다. 앞에서 말했듯이 정신적, 육체적으로 많이 지쳐있었고, 시드니에서 만난 사람들이 별로이기도 했다. 그런 상황에서 뭐라도 특별한 경험을 해야겠다고 생각해서 올랐던 하버브릿지였기 때문에 감흥이 덜 했다.

하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정말 시드니에서만 할 수 있는 경험이고, 사람들이 흔하게 하지 않는 특별한 경험이다. 어딜 가서 하버브릿지 얘기가 나오면 '나 거기 올라가봤어!'라고 말할 수 있다. (사실 그렇게 말하면 '거길 왜?'라는 질문이 돌아오긴 한다.) 그리고 저 사진을 내 방에 세워놓았는데 저 포즈, 저 표정, 뒤로 보이는 오페라하우스를 보면 뭔가 성취감이 몰려온다. 그러니 시드니에서의 특별한 경험을 찾고 있다면 한 번쯤 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마지막 팁!

하버브릿지 위에서 보는 석양이 끝내준다고 한다. 그러니 시간이 맞으시는 분들은 석양 시간을 검색해서 그 시간에 해보는 것도 좋은 경험이 될 듯하다. (나는 돌아가는 일정이 빠듯해 가능한 시간에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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