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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양은 곧 질로 이어진다. : 책 <1시간에 1권 퀀텀 독서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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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제목에 상당히 끌렸다. 요즘 무슨 책이든 그렇지만, 제목이랑 띠지가 다 한다 정말. 사람 혹하게 만든다. 이 책을 읽은 이유는 서점 알바할 때 중간 중간 읽었던 것이기 때문에 집중을 덜 할 수 있는 실용서를 선택한 것도 이유다. 3년간 1만 권이라... 계산을 해봤더니 정말 3년을 하루 10시간 동안 한 시간에 한 권 읽어야 읽을 수 있는 것이었다. 표지를 보고 저자가 그렇게 읽었다니 놀라울 따름이기도 하고, 의심스럽기도 했다. 왜냐하면 그렇게 해서 뭐 남는 게 있느냐 하는 의문이 들었기 때문이다. 고등학교 때 속독 학원에 다니는 친구가 있었는데, 한 페이지를 1초 만에 읽었었다. 눈은 혼절할 것 같은 사람의 눈으로 책장을 흘겨 보곤 다 읽었단다. 근데 하나도 기억 못했다. 그 애는 참 독특했다. 그의 속독은 그저 우리들의 놀림거리였다. 그런 의심의 눈초리를 가지고 책을 폈다. 



눈이 아니라 뇌로 읽어라.


  1장부터 4장까지는 왜 책을 읽어야 하는지, 자신이 만든 이 독서법이 왜 좋은지에 대해서 설명하고, 5장부터 퀀텀 독서법에 대해서 설명한다. (독서법만 알고 싶은 분들은 5장부터 읽어도 무방할 것 같다.) 저자는 책을 읽는데 눈이 아니라 결국에는 뇌로 읽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나는 뇌가 내 몸의 주인인 것을 알고 있다. '뇌사'라는 말이 왜 있겠는가? 그래서 저자의 이런 주장이 꽤 마음을 움직였다. 책에 써져 있는 글씨를 주욱 따라가면서 순서대로 읽는 것이 저자가 말하는 눈으로만 읽는 독서이다. 생각해보면 나도 그렇게 읽었던 것 같다. 그렇게 읽으면 어떤 때는 멍~한 상태로 책을 읽어내려간 적도 있었다. 그래서 '앞에서 뭐라고 그랬지?' 그러면서 돌아가기도 많이 했다. 그리고 내가 읽는 장르가 소설이 아니라 실용서나 어떤 사회 현상에 대해서 설명하는 인문서들이 많았기 때문에 책 읽는 것이 지루하게 느껴진 적도 많았다. 저자는 눈으로만 하는 독서로 인해 발생하는 문제점들에 대해서 지적하면서 퀀텀 독서법을 권장한다.


퀀텀 독서법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퀀텀 독서법이란 어떤 독서법인가? 뇌로 읽는 독서법인데, 더 구체적으로 우뇌를 활용하는 독서법이다. 저자는 우뇌가 전체를, 좌뇌는 세부적인 부분을 관찰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이 독서법은 15단계로 이루어져 있다. 1단계는 의외로 간단하기도 하고 어려운 것 같기도 하다. 실생활에서 우뇌를 활성화시키기 위해 왼쪽 눈, 손, 발 등을 의식적으로 활용하는 것이다. 단계, 단계를 읽어가면서 하나, 하나 이 책을 읽을 때 적용시켜 보았다. 제일 좋았던 것은 4단계 선 나눠 읽기였다. 책을 볼 때 가상의 선을 나누어서 텍스트를 반반으로 나누고 눈으로 점을 찍듯이 왼쪽, 오른쪽 빠르게 읽어 내려 가는 것이다. "될까?" 싶었는데 된다. 신기했다. 내용도 어느 정도 들어오고, 리듬감 있게 빠르게 읽어 내려가니까 책 읽는 것 자체가 즐거웠다. 마치 춤추듯 읽는 것 같았다. 

 

 하지만, 모든 단계가 이해가 되고 좋지는 않았다. 저자가 말하는 독서법은 결국에는 저렇게 텍스트를 글자, 단어 하나씩 보지 말고 덩어리를 만들어 읽는 것이다. 다른 방법들도 제시하지만, 내가 봤을 때 이것이 큰 틀이라고 생각했다. 반반, 한줄, 3~4줄, 한 문단, 한 장 이런 식으로 한 번에 보는 범위를 넓혀가는 것이다. 그런데 저자는 일단 읽는 것에만 집중하라고 한다. 이해는 나중의 일이다. 보고 이해를 못하더라도 다시 돌아가지 말아야 한다고 말한다. 그러고나면 머리에 뭐가 남나 싶다. 물론 집중도는 높일 수도 있고, 뒤의 내용들을 읽다보면 전체적인 관점에서 이해가 가능할지도 모르겠다. 그럴려면 좀 답답함을 참아야하는 단계를 거쳐야 할 것 같다. 


 또 어떤 것들은 너무 관념적인 것도 있다. 10단계 브레인 파워 리딩은 간단히 말하면 '우뇌에 힘주기'다. 우뇌에 집중을 하면서 읽으란다. 우뇌가 떨릴 정도로. 쉽사리 이해가 가지 않는 방법이다. 하지만 저자는 계속 하다 보면 그 느낌을 알 수 있을 것이라고 한다. 3단계에서는 무조건 이 독서법을 익힐 수 있다고 믿으라고 한다. 저자는 나름의 생각이 있어서 이런 단계를 제시한 것일테지만 내가 봤을 때는 좀 종교적인 냄새가 났다. 그래서 거부감이 들었던 게 사실이다. 




아쉬운 점


 위에서 언급했듯이 1장부터 4장까지는 왜 책을 읽어야 하는지, 이 독서법이 왜 좋은지에 대해서 설명을 하고 있다. 책을 읽으면 뇌를 자극해 사고의 확장에 아주 좋은 방법이라는 점은 참 공감이 가는 대목이었다. 하지만 저자가 궁극적으로 독서해야 하는 이유를 조국, 우리 민족을 위해서라고 말하는 부분은 좀 의아했다. 얼굴이 찌푸려졌다.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에 비해 독서량이 떨어지니 이렇게 가다가는 다같이 망할 거다. 우리나라가 번영하기 위해서는 독서가 필수다.' 이런 식으로 적어 놓았는데, 개인적으로 너무 비약이 아닌가 싶다. 차라리 '돈 많이 벌고 싶으면 책 많이 읽어라'라고 썼으면 더 설득력 있었을 것이다.

 

 또 저자가 너무 자랑을 한다. 이 분뿐만이 아니라 이런 유형의 책(공부법 관련 책들)을 쓰신 분들의 책을 읽으면서 느끼는 거다. 물론 나라도 자신이 만든 방법이 너무 사랑스럽고, 대단하다고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이 독서법이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가장 적합하다.' 라고 써있는데 그 근거는 어디에 있는지 알 수 없다. 그리고 몇몇 문장들이 강한 자신감을 내비쳐서 부담스러웠다. 어떤 부분은 주장과 근거가 맞지 않았다. 저자는 다독에 관한 독서법에 대해서 책을 썼는데, 하릴없는 공자가 주역을 반복해서 계속 읽었더니 어느날 존경받는 인물이 되어있었다는 일화를 설명한 것이 의아했다. 


 마지막으로, 에디슨 같은 세계적으로 위대한 업적을 남긴 사람들이 다독가였다고 하면서 책을 많이 읽어야 한다고 써놓았던데 이렇게 많은 책을 읽은 저자는 무엇을 하고 있을지 궁금해져서 한 번 찾아보았다. 김병완 피플 칼리지라는 회사? 단체?를 차리셔서 독서법, 책쓰기에 대해서 강의를 하고 계신다. '번쩍 실제 수강생 후기 번쩍' 배너가 달려 있는 걸 보니 돈 받고 하는 것이지 않나 싶다. (확실하지 않지만 느낌상) 역시나 이런 책을 읽으면 광고 같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 '영어 천재가 된 홍대리'를 읽고 내가 강남 박코치 학원을 찾아가게 만들었던 것처럼 말이다. 모르겠다. 만 권의 책을 읽고 무언가 깨닫고 이런 일을 하시는 것이겠지?




총평


 이 책은 나에게 반반이다. 맘에 들기도 하고, 꺼림칙하기도 하다. 그 이유는 위에 언급한 대로이다. 하지만, 책을 많이 읽고 싶은데 한정된 시간 때문에, 혹은 지루해서 책을 많이 읽을 수 없었던 분들에게 많은 도움이 될지도 모르겠다. 나 또한 이 책에서 권하는 독서법을 실천할 생각이다. 책에서 가장 맘에 들었던 대목은 "양은 곧 질로 이어진다."였다. 많이 읽으면 읽을수록 어떻게 읽는지 알게 되고 뇌가 독서법에 맞게 변형된다는 것이었다. 이것은 독서에만 한정된 얘기는 아닐 것이다. 나는 항상 얼마 안 해보고 '안 되나봐'하고 포기하기 일쑤였다. 하고 싶은 것은 계속 두드릴 필요도 있는데 말이다. 100% 믿음이 가진 않지만 이 독서법을 꾸준히 실천하다보면 성과가 보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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